쓰레기통 요정: 안녕달 그림책
쓰레기통 요정: 안녕달 그림책
  • 저자 : 안녕달 지음
  • 출판사 : 책읽는곰
  • 발행연도 : 2019
  • ISBN : 9791158361518
  • 자료실 : [세곡마루]자료실
  • 청구기호 : 그 808-그298ㅊ-v.62
사서의 한마디

작은 존재가 건네는 결코 작지 않은 긍정의 빛!

온 동네 쓰레기가 모이는 뒷골목 쓰레기통에서 어느 날 쓰레기통 요정이 태어납니다. 머리에는 커다란 보석이 반짝이는 장난감 반지를 뒤집어쓰고, 몸통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빨주노초파남보 무지갯빛입니다. 쓰레기통 요정은 파리가 윙윙 날아다니는 잡동사니 틈에서 명랑하게 외칩니다. “소원을 들어 드려요!” “소원을 들어 드려요!”
요정이 하도 졸라 대자 지나가던 남자는 푸념하듯 하늘에서 돈이나 쏟아지면 좋겠다고 중얼거립니다.

쓰레기통 속으로 쑤욱 들어간 요정은 한참을 뒤적이고 또 뒤적이더니, 짤랑짤랑 십 원짜리 동전을 산더미처럼 이고 나타나 남자에게 우수수 뿌려 줍니다. 그런데 쓰레기통 요정의 기대와 달리 남자는 기뻐하기는커녕 오만상을 찡그리며 화를 냅니다. 잔뜩 풀이 죽은 요정은 바람대로 누군가의 소원을 이뤄 줄 수 있을까요?


출판사 서평
 

쓸모없고 보잘것없어 보일지라도
너만의 빛나는 부분이 네 주변까지 환하게 밝혀 줄 거야


《쓰레기통 요정》은 사람들이 꺼려 해도 아랑곳하지 않고 소원을 들어주겠다며 쾌활하게 외치는 쓰레기통 요정의 목소리가 기분 좋은 울림을 주는 그림책입니다. ‘쓰레기’와 ‘요정’이라는 도통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조합도 오묘하지만, 쓸모없는 쓰레기로 소원을 들어주겠다는 엉뚱함이나, 거절이나 실패에 굴하지 않고 자신을 반겨 줄 사람을 기다리고 또 기다리는 모습이 단순하게 생각하고 단순하게 기뻐하는 어린아이의 순수함과도 퍽 닮았습니다.

쓰레기통 요정은 온종일 기다려도 자신을 반겨 주는 사람이 오지 않자 결국 울음을 터트립니다. 한참을 훌쩍이던 그때, 어디선가 아이 울음소리가 들려옵니다. 쓰레기통 요정은 두 손을 번쩍 들고 다시금 힘을 내 소리칩니다. “소원을 들어 드려요!” 아이는 딸꾹딸꾹 울먹이는 목소리로 엄마가 버린 무언가를 찾아 달라고 부탁합니다. 쓰레기통을 샅샅이 뒤지고 뒤진 끝에, 여기저기 헤지고 허름해졌지만 아이에게는 오직 하나뿐인 소중한 곰 인형을 찾아 주지요. 아이의 환한 웃음을 본 쓰레기통 요정은 벅차오르는 행복감을 느낍니다. 이제 기다림이 설렘으로 바뀝니다.

우리가 오랫동안 사랑해 온 이야기 속 주인공들은 쓰레기통 요정처럼 현실에서는 허무맹랑하다고 지적받는 존재들입니다. 겨우내 먹을 음식보다 마음의 양식이 더 중요한 시인 생쥐 ‘프레드릭’ 같은 예술가, 사람과 친구가 되고 싶은 꼬마 유령, 어느새 훌쩍 자란 아이들이 치워 버린 상자 속 장난감들처럼요. 우리는 이들의 이야기에 흠뻑 빠져들어 공감하고 즐거워하며, 조금은 다른 눈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우리의 이야기 속 친구들은 실용주의와 객관화된 수치를 잣대로 평가하는 현실 사회에서 잃어버리기 쉬운 가치들을 저마다의 빛으로 환히 비추어 다시 톺아보게 하고 소중히 간직하게 해 주었지요.

쓸모없고 보잘것없어 보일지라도 느릿하게 주변을 살피고, 작은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가만가만 지켜보고, 서로 나누고자 하는, 작지만 빛나는 이 겹겹의 마음들은 우리 삶을 풍성하고 아름답게 만들어 줍니다.

결국 쓰레기통 요정을 알아보는 건 손때 묻은 낡은 인형을 찾아 헤매던 아이와 폐지를 주워 하루하루 살아가던 할아버지뿐입니다. 현실 사회에서 소외되거나 지워지기 쉬운 어린이와 노인만이 쓰레기통 요정의 작디작은 빛을 알아보는 것이지요. 쓰레기통 요정은 할머니를 위한 선물을 찾는 할아버지를 위해 내내 얼굴에 쓰고 있던 보석 반지를 내어 줍니다. 자신은 허름한 캔 따개를 써도 된다며 할머니가 좋아할 선물을 찾아서 다행이라고 환하게 웃지요. 그 순간 쓰레기통 요정은 보석 반지의 빛이 아닌 스스로의 빛으로 빛나기 시작합니다. 이 작은 존재가 건네는 결코 작지 않은 긍정의 빛이 그림책을 넘어 현실을 사는 우리 모두를 환하게 비추기를 바랍니다.


저자소개: 안녕달


시멘트빛 언덕 마을에 살고 있습니다. 그림책 《수박 수영장》, 《할머니의 여름휴가》, 《왜냐면…》, 《메리》, 《안녕》, 《쓰레기통 요정》을 쓰고 그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