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 수영장: 안녕달 그림책
수박 수영장: 안녕달 그림책
  • 저자 : 안녕달 지음
  • 출판사 : 창비
  • 발행연도 : 2015
  • ISBN : 9788936446819
  • 자료실 : [세곡마루]자료실
  • 청구기호 : 그 813.8-안194ㅅ
[사서의 한마디]
 이 책은 무더운 여름 날 한적한 시골 마을에 개장한 '수박 수영장'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커다란 수박이 반으로 갈라지면서 만들어진 수영장에 마을 사람들이 남녀노소 모여 함께 노는 모습은
그 자체로 즐거움을 주기도 하고, 이웃들의 다정하고도 따뜻한 모습들을 느껴볼 수 있습니다.
여름을 느끼게 해주는 시원한 그림체와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그림책 곳곳에 숨겨진 요소들이 인상적인 그림책입니다.
 
[출판사 서평]
"여름 햇볕이 한창 뜨거울 때
수박이 다 익었습니다.

드디어 수박 수영장을 개장할 때가 왔습니다."


 한적한 시골 마을. 해마다 여름 햇볕이 한창 뜨거워지면 '수박 수영장'이 개장한다. 엄청나게 큰 수박이 "쩍" 하고 반으로 갈라지면서 온 마을 사람들이 함께 들어가 놀 수 있게 되는 것. 수박 수영장은 모두의 관심거리다. 논일을 하던 아저씨들도, 고무줄놀이를 하던 아이들도, 빨래를 널던 아주머니들도 수박 수영장의 개장 소식을 반긴다. 사람들은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시원한 수박 속에 들어가 수박 살을 파내고 몸을 담근다. 아이들은 서로에게 수박 살을 던지며 논다. 수박 잎 위에서 다이빙을 하기도 하고, 수박씨와 수박 살로 커다란 조각상을 만들기도 한다. 일상을 잊고 수박 수영장에서 여름을 즐기는 마을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덩달아 마음이 즐거워지게 된다. 특히 어린 독자들은 수박 수영장에서 붉고 부드러운 수박 살, 검고 둥근 수박씨, 단단하고 매끈한 수박 껍질 등으로 할 수 있는 다양한 놀이를 상상해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움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책에는 뜨거운 햇볕, 서걱거리는 수박 살, 붉고 청량한 수박 물, 아이들의 웃음소리, 시원한 소나기, 붉은 노을, 밤의 반딧불이 등이 그려져 있어 책장을 넘길수록 여름의 정취가 온몸으로 생생하게 느껴진다.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까지도 여름마다 함께 즐길 수 있는 그림책이다. 

 특히 이 책에는 나이, 성별, 장애 등에 구별 없이 온 마을 사람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모습이 그려져 있는 점이 인상적이다. 수박 수영장을 가장 먼저 찾아온 사람은 백발이 성성한 할아버지다. 앉을 때는 절로 "읏샤" 하는 소리가 나오지만 새로 개장한 수박 수영장을 보고 설레는 마음은 아이 못지않다. 수박 껍질로 만든 미끄럼틀을 타는 할머니 얼굴엔 주름이 가득하지만 표정은 생기가 넘친다. 수박 수영장은 아이들뿐 아니라 아저씨, 아주머니, 할아버지, 할머니 또 가족, 친구, 이웃이 함께 어우러지는 공간이다. 휠체어를 탄 아이도 이곳에서 친구들과 함께 노는 데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차이를 잊고 모두 함께 놀다가 서로 어깨를 나란히 한 채 저녁노을을 바라보는 뒷모습에서 이웃을 소중히 여기는 다정한 시선이 전해진다.

 "명수야, 집에 가자!"
 날이 저무는 줄도 모르고 늦게까지 놀던 아이들이 이름을 부르는 소리에 이끌려 하나둘 집으로 돌아가는 장면은 어린 독자에게는 한바탕 신나게 놀고 난 뒤의 만족감을 주며, 어른 독자에게는 어린 시절의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텅 빈 수영장 위로 단풍잎들이 내려앉으면 축제가 끝난 수영장은 내년을 기약하며 문을 닫는다.
 책은 마지막 장면에서 소반 위에 놓인 다 먹은 수박 한 통과 숟가락들을 보여 주면서 사실 '수박 수영장' 이야기는 가족들이 함께 수박을 먹으면서 한 상상이라는 암시를 드러낸다. 이 장면을 보면 가족을 위해 수박 한 통을 사 들고 집으로 돌아왔을 아버지의 모습이 그려진다. 어쩌면 앞두고 있는 여름휴가에서의 물놀이를 기대하고 있는 가족일 수도 있고, 일상에 바빠 여름휴가를 제대로 챙기지 못 하는 가족일 수도 있다. 소반에 머리를 맞대고 둘러앉아 수박을 먹으며 여름을 보내는 가족의 모습이 떠올라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수박 수영장』은 안녕달이 쓰고 그린 첫 번째 그림책이다. 색연필로 그린 그림이 전체적으로 따뜻하고 포근한 느낌을 전하면서도, 칸을 나누어 인물의 동작이 연상되도록 연속적인 그림을 그리는 만화 형식의 구성을 활용하여 화면에 경쾌한 리듬을 만들어 냈다. 작가의 발랄한 상상력과 재치가 빛나며 가족에 대한 애정과 이웃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느껴지는 그림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