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서의 한마디
글쓴이 이현아 작가의 동화에 나오는 인물들은 모두 ‘어린이’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호기심 많고 언제나 밝은 도니, 침착하고 용감한 반디, 친구 사귀는 것이 서툰 멧돼지, 슬픔과 욕망, 자기만의 비밀을 갖고 있는 아기 여우. 이처럼 어린이들이 가진 다채로운 모습을 이야기 속에 생생하게 담아내, 글을 읽는 아이들이 더 자기 이야기처럼 느끼게 합니다. 전작 『소원을 들어 드립니다, 달떡연구소』를 비롯해 『똥깨비 도니』에서 펼쳐 보이는 따뜻한 우정과 성장의 서사가 작가의 다음 이야기를 기대하게 합니다.
『똥깨비 도니』의 그림은 우리 주변 사물을 따뜻한 마음으로 바라보는 핸짱 작가가 그렸습니다. 신비로운 똥깨비와 개성 넘치는 손님들 그리고 이들을 둘러싼 똥깨비 숲까지, 부드러운 그림체와 따뜻한 노랑과 초록의 조화를 통해 상상의 공간을 아름답게 펼쳐 보입니다. ‘무지개’, ‘여우비’처럼 글 작가가 이야기 곳곳에 숨겨 놓은 재미난 비밀도 그림 덕분에 더욱 돋보입니다.
똥깨비 상점은 언제나 손님들로 가득합니다. 저마다 다른 고민이 있는 손님들이 자기에게 맞는 꿀을 찾아서 오기 때문이지요. 주인공 도니는 얼렁뚱땅 사고뭉치 같아 보이지만 자기만의 방식으로 손님들을 맞이합니다. 궁금하면 ‘배가 간질’거리고, 누가 울면 ‘발바닥이 간질’거리는 마음 따듯한 호기심으로 말이지요. 아끼는 꽃이 피지 않아 화가 난 멧돼지에게 우정을 느끼게 하고, 울보 반달곰이 홀로서기 할 수 있도록 용기를 주고, 아기 여우가 마음 깊이 숨겨 둔 비밀을 꺼낼 수 있도록 한 건, 다른 어떤 마법도 아닌 도니의 따뜻한 관심 덕분입니다. 이처럼 터무니없어 보이는 소리도 흘려듣지 않고, 상대방의 아픔에 집중하는 도니의 모습은 우정과 관계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보게 합니다.
글쓴이 이현아 - 교육대학교를 졸업한 뒤 아동문학교육을 공부하고 초등학교 선생님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달에서 내려온 옥토끼가 들려준 이야기로 제1회 보리 '개똥이네 놀이터' 창작동화 공모전에 당선되었습니다. 이현아 작가는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동화책을 쓰는 것이 꿈입니다. “남들은 모르는 친구를 찾아 함께 노는 걸 좋아해요. 달에 사는 옥토끼나 숲속 깊은 곳에 사는 똥깨비 같은 친구 말이에요. 그 친구들의 이야기를 글로 써서, 세상에는 재미있고 신나는 일이 가득하다는 걸 어린이 친구들에게 알려주고 싶어요.”라는 꿈 말입니다.
그림 핸짱 - 따뜻한 행복을 전하는 글과 그림을 기록합니다. 우리 주변 공기가 무겁고 푸르게 가라앉으면, 크리스마스에 행복을 전하는 산타클로스 할아버지처럼 그림배달부가 되어 누군가에게 행복을 배달하기도 합니다. 지은 책으로 『콩밭으로 간 마음이』, 그린 책으로 『여기도 봄』 등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