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서의 한마디
일제강점기 제주 하도리에 상군 해녀를 꿈꾸는 영등이라는 소녀가 있었다. 영등은 육지에서 돈을 버는 아버지를 대신해 상군 해녀 할머니와 함께 어린 세 동생을 키우며 살아간다. 그런데 어느 날, 작업을 나간 할머니가 사고로 물숨을 먹고 돌아가시자 남겨진 영등은 동생들을 책임지기 위해 해녀 일을 하며 살아간다. 당장 먹고사는 일에 급급해 공부를 꿈꾸지 못했던 영등은 어느 날 야학에서 강오규 선생님을 만나 글을 배우며 권리, 의무, 자유 등을 배우기 시작한다. 일제의 수탈, 동료 해녀의 죽음, 동생들 뒷바라지, 매번 저승을 코앞에 둔 바다 물질…… 어떤 고난이 닥쳐와도 꿋꿋이 이겨내는 힘, 쓰러졌다가도 다시 자신을 일으켜 세우는 힘과 용기는 어디에서 비롯되는가? ‘오롯이 지켜내고 싶은 것’이 존재하기 때문이 아닐까? 누구에게는 그것이 신념일 수도, 가족일 수도, 나라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더 궁극으로 파고들면 결국 하나로 귀결되지 않을까? 나 자신의 존엄.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자신을 일으켜 세우는 힘과 용기는 어디에서 비롯되는가? ‘오롯이 지켜내고 싶은 것’이 존재하기 때문이 아닐까? 누구에게는 그것이 신념일 수도, 가족일 수도, 나라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더 궁극으로 파고들면 결국 하나로 귀결되지 않을까? 나 자신의 존엄. 숨을 참으며 물질하는 해녀들은 모두 지켜야 할 것이 있었다. 그것이 가족이든, 삶이든, 자기 자신이든 지켜야 하는 것이 있기에 파도를 맞닥뜨려도 피하지 않았다. 신세타령을 할지라도 ‘눈물방울이 턱 밑으로 채 떨어지기도 전에 불턱은 다시 웃음바다’가 되었다. 살면서 우리는 여러 번의 파도를 마주치게 된다. ‘푸른 숨’은 그런 순간에 마주한 청소년 독자들이 문제를 회피하고 도망치는 대신, 주변의 친구들과 연대하고 주체적으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마음속 불씨를 심어줄 소설이다.
1965년 충청북도 청원에서 태어났으며, 충북대학교 지리교육과를 졸업했다. 1998년 ‘어린이동산’에 중편동화 「신발귀신나무」가 당선되어 어린이 동화를 쓰기 시작했다. 2012년 ‘사춘기 가족’이 ‘올해의 아동청소년문학상’을 받았다. 어린 시절 시골에서 자연과 함께 자란 경험이 동화의 밑거름이 되었다. 키 작은 풀, 꽃, 돌멩이, 나무, 아이들과 눈 맞춤하며 동화를 쓰는 일이 참 행복하고, 좋은 동화를 쓰고 싶은 욕심이 아주아주 많다. 그동안 지은 책으로는 ‘꿈꾸는 꼬마 돼지 욜’, ‘직지 원정대’, ‘발트의 길을 걷다’(공저), ‘사춘기 가족’, ‘신발귀신나무’, ‘교환 일기’, ‘물개 할망’ ‘똥 전쟁’, ‘금자를 찾아서’, ‘선녀에게 날개옷을 돌려줘’, ‘나도 책이 좋아’, ‘야옹아, 가족이 되어 줄게’, ‘일기똥 싼 날’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