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더 이상 인간이 자기 손으로 운전을 할 필요가 없는 세상이 도래했다.
스스로 최적의 경로를 설정하고 앞차와의 간격을 유지하며
차선을 변경할 줄 아는 ‘스마트’한 자율주행차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율주행차 안에서 우리는 더 이상 운전자도,
도로 위의 주권을 가진 시민도 아닌 그저 승객일 뿐이다.
우리는 스스로 운전하면서 직접 페달을 밟거나 핸들을 돌려
원하는 속도로 달리고, 원하는 길을 선택해 원하는 곳으로 간다.
어떤 사람들은 자신의 자전거나 자동차를 마치 자기 분신인 것처럼 꾸며주고 소중히 대한다.
결국 운전을 통해 우리는 가장 인간다워지고, 가장 나다워진다.
운전이란 인간성의 발현이며, 기계가 침범하게 놓아둘 수 없는 특별한 영역이다.
우리는 안전성과 효율성을 얻기 위해 인간성을 포기하고
완벽히 원격으로 관리되는 이동 체제를 받아들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