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삼푸른솔도서관

"어떤 문제나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가 '피부에 와닿지 않는다'면, 그건 그 사람의 피부가 잘못된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내가 피부의 숨구멍을 어떻게 열고 닫느냐에 따라 나의 피부는 훨씬 더 세상을 예민하게 감각하게 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상실을 우리를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짓는 것이다.  
p.161

얼마 전 도서관에서 손희정 작가님의 강의가 있었다. 
평소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을 하고 계시는만큼 프로그램을 
준비하며 많은 기대가 되었다. 그리고 강의는 무척 인상 깊었다. 
2시간이라는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나 싶을 정도로 몰입감이 있었고,
큰 여운을 남겼다. 자연스레 당시 작가님의 신작이었던
<당신이 그린 우주를 보았다>에도 관심이 생겼다.

책에서는 다양한 여성 감독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82년생 김지영을 제작한 김도영 감독을 시작으로 
보건교사 안은영의 이경미 감독까지. 
익숙한 이름도 있었지만 솔직히 말하면 대부분 낯설었다. 
모르는 영화도 제법 많았다. 흥행성의 여부를 이유로 들기엔
나의 무지와 무관심이 영향이 더 컸을 것이다.

반면 책 속에는 여성 영화인들을 향한 저자의 애정이 가득하다.
단순한 소개에 지나는 것이 아니라 감독들을 탐구하고
영화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섬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이토록 풍부한 여성 영화의 세계를 알고자 한다면
손희정 작가가 그린 우주와의 만남을 권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