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한 행복: 정유정 장편소설
완전한 행복: 정유정 장편소설
  • 저자 : 정유정 지음
  • 출판사 : 은행나무
  • 발행연도 : 2021
  • ISBN : 9791167370280
  • 자료실 : [세곡마루]자료실
  • 청구기호 : 813.7-정66ㅇ
사서의 한마디


《완전한 행복》은 버스도 다니지 않는 버려진 시골집에서 늪에 사는 오리들을 먹이기 위해 오리 먹이를 만드는 한 여자의 뒷모습에서 시작된다.
그녀와 딸, 그리고 그 집을 찾은 한 남자의 얼굴을 비춘다. 얼굴을 맞대고 웃고 있지만 그들이 추구하는 서로 다른 행복은 서서히 불협화음을 만들어낸다.
이 기묘한 불협화음은 늪에서 들려오는 괴기한 오리 소리와 공명하며 불안의 그림자를 드리운다. 그들은 각자 행복을 위해 노력한다. 그러나 노력할수록 더 깊이 빠져드는 늪처럼, 그림자는 점점 더 깊은 어둠으로 가족을 이끈다.

 

출판사 서평

“행복은 덧셈이 아니야. 행복은 뺄셈이야.
완전해질 때까지 불행의 가능성을 없애가는 거.”


《완전한 행복》은 ‘인간은 행복을 추구한다’는 일견 당연해 보이는 명제에서 출발하면서도, ‘나’의 행복이 타인의 행복과 부딪치는 순간 발생하는 잡음에 주목한다. 전작들에서 악을 체화한 인물을 그리기까지 악의 본질에 대해 천착했던 정유정은 이번 소설에서는 악인의 내면이 아니라 그가 타인에게 드리우는 검은 그림자에 초점을 맞춘다. 자기애의 늪에 빠진 나르시시스트가 자신의 행복을 위해 타인의 삶을 휘두르기 시작할 때 발현되는 일상의 악, 행복한 순간을 지속시키기 위해 그것에 방해가 되는 것들을 가차 없이 제거해나가는 방식의 노력이 어떤 결말을 향해 달려가는지를 보여주는 《완전한 행복》은 무해하고 무결한 행복에 경도되어 있는 사회에 묵직한 문학적 질문을 던진다.

등장인물 세 명의 시점을 교차하며 치밀하게 교직된 이야기는 첫 장을 읽는 순간부터 독자의 발길을 옭아맨다. 쾌감이 느껴질 정도의 속도로 결말을 향해 질주하는 소설을 따라가다 보면 독자는 그녀가 만든 세계 위를 덮고 있는 서늘한 공포, 인간의 내면에 도사린 어두운 심연과 마주하게 된다. 그러나 정유정의 소설은 단순히 두려움과 공포에 관한 소설이 아니다. 소설은 자신의 목표를 위해 노력한 인간을 조명하고 그것이 타인의 삶에 드리우는 그림자를 조명한다. 노력의 그림자 안과 밖의 명도 차, 거기에 독자를 매료하는 서스펜스가 있다.

소름끼칠 정도로 정교하게 구성된 상황과 장소, 인물들은 소설적 긴장을 강화하며 압도적 서사로 독자를 사로잡는다. 소설 속 공간을 구체화하기 위해 작가는 전문가 인터뷰는 물론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러시아 바이칼 호수를 답사하는 등 꼼꼼한 취재를 병행했다. 시베리아의 눈보라 속에서 더 날카로워진 작가의 문장은 올 여름, 인간의 심연, 그 깊고 어두운 늪의 바닥을 정조준하며 ‘행복의 책임’을 되묻는다. 끝까지 휘몰아치는 이야기의 마지막 장에서 독자는 작가의 서늘한 목소리를 만나게 될 것이다. “우리는 타인의 행복에도 책임이 있다.”

저자소개

저자 : 정유정

소설가. 1966년 전남 함평 출생이다. 대학 시절에는 국문과 친구들의 소설 숙제를 대신 써 주면서 창작에 대한 갈증을 달랬고, 직장에 다닐 때는 ‘감각’을 잃지 않기 위해 홀로 무수히 쓰고 버리는 고독한 시절을 보내기도 하였다. 소설을 쓰는 동안 아이의 세계에 발을 딛고 어른의 창턱에 손을 뻗는 중학교 1학년인 아들의 성장 모습과, 스스로 지나온 십대의 기억 속에서 그 또래 아이들의 에너지와 변덕스러움, 한순간의 영악함 같은 심리 상태가 생생하게 떠올랐으며 덕분에 유쾌하게 종횡무진 이야기를 끌고 가는 입심이 돋보인다는 평을 받았다.

2007년 삼 년에 걸친 구상과 집필 끝에 탄생한 『내 인생의 스프링 캠프』로 5천만 원 고료 제1회 세계청소년문학상을 수상, 문단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등단 이후 쏟아지는 원고 청탁을 거절하고 치밀한 자료조사와 취재를 바탕으로 『내 심장을 쏴라』 집필에만 몰두해 다시 1억 원 고료 2009년 제5회 세계문학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고, 이 작품은 심사위원들로부터 강렬한 주제의식과 탁월한 구성, 스토리를 관통하는 유머와 반전이 빼어나다는 평을 들었다.

'내 인생의 스프링 캠프'는 어느 날 갑자기 낯선 세상으로 뛰어든 열다섯 살 세 애송이들이 펼치는 ‘개판’ 여행. 청룡열차를 탄 것 같은 속도감 있는 문체, 유머 가득 담긴 입담 속에 펼쳐지는 십대들의 풋풋한 사랑과 그 비밀스러운 성장 이야기를 담았다. 또한 차기작‘내 심장을 쏴라’는 정신병원을 배경으로 한다. 자신을 옥죄는 운명에 맞서 새로운 인생을 향해 탈출을 꿈꾸는 두 젊은이의 고군분투가 정신병원을 통해 형상화한다. 이것이 바로 작가가 말하는 운명과 생존의 이야기다. 누구보다 가깝게 삶과 죽음의 의미를 배운 작가는 간호사를 했던 경험이 죽음에 대한 특별한 시각을 가지게 했다는 점을 전달하였다. 심사위원들로부터 강렬한 주제의식과 탁월한 구성, 스토리를 관통하는 유머와 반전이 빼어나다는 평을 들었다.

2011년 발표한 장편소설 『7년의 밤』, 『28』, 『종의 기원』은 주요 언론과 서점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며 큰 화제를 모았고, 영미권을 비롯해 프랑스, 독일, 핀란드, 중국, 일본, 브라질 등 해외 20여 개국에서 번역 출판되면서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외에도 에세이 『정유정의 히말라야 환상방황』 『정유정, 이야기를 이야기하다』가 있다. 『진이, 지니』, 『완전한 행복』을 출간했다.